귀농했더니 소득이 줄어서..취직하거나, 판매업에 나서거나
[경향신문] 귀농 이후 소득이 줄지만, 지출도 함께 감소하면서 귀농인들은 대체로 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.
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5년 사이 귀농·귀촌을 한 4167가구를 대상으로 귀농·귀촌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26일 발표했다.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했다.
귀농 1년차의 연평균 소득은 2828만원으로 귀농전(4400만원)의 64.3%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. 이후 소득이 점차 늘어나 귀농 5년차에는 귀농전 소득의 88.5% 수준(3895만원)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.
귀농가구의 48.6%는 농업소득 부족 등을 이유로 농업 이외의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 귀농가구의 농업외 경제활동은 직장취업(24.6%)이 가장 많고, 그 뒤를 농산물·가공식품 직접 판매(23.8%), 임시직(21.9%), 자영업(17.9%), 비농업부문 일용직(12.7%), 농업 임금노동(10.0%) 등이 이었다.
귀농가구의 생활비 지출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. 귀농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201만원으로 귀농 이전의 282만원에 비해 28.7%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.
만족도 조사에서 귀농가구 중 57.8%는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, 34.9%는 만족도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.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7.3%로 나타났다.
이번 조사에서는 귀농을 준비하는데 평균 25.1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. 30대 이하는 귀농을 준비하는데 17.0개월이 걸렸고, 40대는 20.2개월, 50~60대는 27.8개월이 각각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.
귀촌·귀농 후 지역주민과의 관계는 대체로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. 귀농가구의 74.7%와 귀촌가구 56.1%는 ‘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좋다’는 응답했고, 귀농가구의 23.9%와 귀촌가구의 42.4%는 ‘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’고 응답했다.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나쁘다는 응답은 귀농가구 중 1.4%, 귀촌가구 중 1.5%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.
귀농·귀촌자가 느끼는 주요 갈등요인은 ‘선입견과 텃세’(귀농 56.0%, 귀촌 51.5%), ‘생활방식에 대한 이해충돌’(귀농 17.0%, 귀촌11.1%), ‘마을공동시설 이용’(귀농 11.3%, 귀촌 12.1%), ‘집·토지 문제’(귀농 10.4%, 귀촌 7.8%) 등으로 조사됐다.
이번 조사에서는 40대 이하 귀농인은 농촌의 발전가능성을 주로 보고 귀농에 나서지만, 50대 이상 귀농인은 좋은 자연환경을 이유로 귀농을 감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. ‘귀농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’는 질문에 ‘농촌의 비전 및 발전 가능성을 보고’라는 응답이 30대(46.3%)와 40대(39.0%)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. 하지만, 50대와 60대에서는 ‘자연환경이 좋아서’라는 응답이 34.3%와 37.5로 가장 많았다.
이밖에 귀농·귀촌자들은 확충이 필요한 공공서비스로 문화·체육서비스, 취약계층일자리, 노인돌봄서비스, 교통서비스 등을 많이 꼽았다.
농식품부 관계자는 “이번 귀농·귀촌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귀농·귀촌인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”고 밝혔다.
윤희일 선임기자 yhi@kyunghya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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